허리디스크라는 같은 진단을 받았는데도 어떤 사람은 다리까지 저리고 어떤 사람은 통증이 거의 없다면, 그 차이는 진단명이 아니라 신경 눌린 위치와 염증 강도, 동반 문제에서 비롯된다.
추간판이 신경을 압박하는 모습은 허리디스크 환자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확인되지만, 그 다음부터 증상을 결정짓는 요인은 사람마다 다르다. 이 글은 증상이 저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와 진단 순서를 짚어본다.
같은 디스크 진단인데 왜 사람마다 증상이 다른가요?
추간판이 제자리에서 밀려 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모습은 허리디스크 환자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지만, 통증의 위치와 강도까지 똑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신경은 저마다 담당하는 부위가 달라 눌린 신경에 따라 허벅지 바깥이 저린 사람, 종아리 뒤쪽이 당기는 사람, 발등 감각만 둔한 사람으로 나뉜다.
같은 위치가 눌렸더라도 염증의 강도와 척추관 협착·근육 긴장 같은 동반 문제에 따라 통증의 정도는 다시 달라진다. 염증이 심하면 작은 움직임에도 통증이 크게 나타나지만, 돌출이 보여도 염증과 동반 문제가 적다면 증상은 비교적 가벼울 수 있어 세 가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 신경 눌린 위치 — 허벅지 바깥, 종아리 뒤, 발등 등 눌린 신경에 따라 저리고 아픈 부위가 달라진다
- 염증의 강도 — 같은 위치가 눌려도 염증이 심하면 작은 움직임에도 통증이 크게 나타난다
- 동반되는 문제 — 척추관 협착, 근육 긴장이 함께 있으면 통증 부위와 양상이 또 달라진다

MRI 소견만으로 통증의 원인을 확신할 수 있나요?
1994년 국제 학술지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연구가 이 질문의 근거다. 증상이 없는 성인 98명의 요추를 MRI로 촬영한 결과 64퍼센트에서 디스크 관련 이상 소견이, 신경 쪽으로 튀어나온 소견만 따로 세어도 28퍼센트에서 확인됐다.
영상에 소견이 보인다는 사실과 그 소견이 지금의 통증을 유발하고 있다는 사실은 서로 다른 이야기다. 결국 영상보다 증상이 먼저이며, 언제부터 어떻게 아팠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영상 소견만으로 지금 통증의 원인을 단정할 수 없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어떤 순서로 이뤄지나요?
원인이 다르면 다른 사람에게 맞았던 치료가 나에게 그대로 맞을 이유도 없어, 통증을 일으키는 신경의 후보부터 좁혀야 한다. 언제부터 어떻게 아팠는지 묻는 문진에서 시작해 자세에 따라 저리는 증상이 달라지는지 보는 이학적 검사, 신경을 압박하는 지점을 확인하는 영상검사로 이어진다.
이렇게 좁혀진 지점을 겨냥해 경막외 신경차단술로 염증을 가라앉히지만, 이 시술은 신경을 압박하는 힘 자체를 풀어주지 못하는 급한 불을 끄는 단계다. 통증이 잦아든 다음에는 허리를 받치는 근육을 다시 세우는 재활이 이어져야 같은 자리가 다시 눌리지 않는다.
- 문진 — 언제부터 어떻게 아팠는지, 하루 중 어떤 자세로 오래 지내는지를 확인한다
- 이학적 검사 — 어떤 자세에서 저리는 증상이 달라지는지 보고 신경의 위치를 좁힌다
- 영상 검사 — 엑스레이로 뼈의 정렬을, 요추 MRI로 추간판과 신경뿌리 상태를 확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