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저리고 시큰거려 병원을 오가도 그때뿐이라면, 치료 자체보다 순서가 어긋났을 가능성이 크다. 손목 통증은 원인에 따라 손목터널증후군, 손목건초염, 목 신경 눌림 등으로 나뉘며 저리는 손가락 위치로 원인이 갈린다. 원인을 가려낸 뒤에도 염증을 가라앉히는 단계, 조직을 회복시키는 단계, 재활로 움직임을 되살리는 단계가 순서대로 이어져야 재발 없이 나을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손목 저림의 원인을 구별하는 방법과 시기별 치료 방식, 재발을 막는 치료 순서를 정리한다.
손목 저림, 원인은 어떻게 구별하나요?
손목뼈와 가로손목인대가 만든 좁은 통로 안으로 정중신경이 지나가는데, 천장이 낮은 구조라 조금만 내려앉아도 눌리기 쉽고 눌리는 위치에 따라 저리는 손가락과 증상 정도가 달라진다. 정말 손목터널증후군이라면 엄지부터 중지까지 저림과 감각 둔화가 함께 나타나고, 밤에 심해져 잠을 설치거나 손 힘이 빠져 물건을 자주 놓치는 경우까지 이어질 수 있다.
엄지와 이어진 힘줄 쪽에서만 통증이 두드러진다면 손목건초염일 가능성이 높고, 팔 전체가 저리는 경우라면 목뼈에서 나온 신경이 눌려 나타나는 증상일 수 있어 손목만 봐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경추 6번이 눌리면 엄지와 손목 쪽으로, 경추 7번이 눌리면 중지와 팔 뒤쪽으로 저림이 나타날 수 있어 어느 손가락이 저린지, 고개를 돌릴 때 증상이 달라지는지, 엄지 쪽 근력이 약해졌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 손목터널증후군 — 손목뼈와 가로손목인대 사이에서 정중신경이 눌려 엄지부터 중지까지 저리는 경우다
- 손목건초염 — 엄지와 이어진 힘줄이 두꺼워지며 엄지 쪽에서만 통증이 두드러지는 경우다
- 경추 신경 눌림 — 목뼈 신경이 눌려 목 증상 없이 팔과 손이 저릴 수 있다
주사치료를 맞아도 왜 자꾸 재발하나요?
염증이 활발한 시기에는 스테로이드 성분으로 통증과 부기부터 가라앉히는데, 열이 날 때 해열제로 열을 떨어뜨리는 것과 비슷한 역할을 하지만 과용하면 조직이 약해질 수 있어 사용 기간과 횟수를 제한해야 하고, 통증이 줄었다고 회복이 끝난 것은 아니며 실제 회복은 그 이후부터 시작된다.
2018년 국제 학술지 Annals of Neurology에 실린 연구에서는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의 손목 54개를 두 군으로 나눠 6개월간 지켜봤는데, 스테로이드와 포도당을 비교분석한 결과 1개월과 3개월에는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4개월에서 6개월 사이에는 포도당 쪽의 통증과 기능장애가 뚜렷하게 낮았다.
4개월 이상 넘어간 만성 손목통증은 반복적인 자극으로 조직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일부러 조직에 자극을 주는 포도당을 주입해 가벼운 염증을 유도함으로써 몸이 스스로 손상 부위를 고치도록 돕는 방식을 고려하며, 급성기엔 스테로이드가 만성기엔 포도당 치료가 각각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손목치료는 어떤 순서로 진행되어야 하나요?
약물로 조직의 회복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치료가 끝나는 것은 아니며, 증상이 나아진 뒤에도 재활을 위한 운동과 치료가 함께 이뤄져야 실제 기능이 되돌아온다. 오래 아팠던 손목은 근육이 약해지고 통증을 피하려던 습관도 남아 있어, 굳은 조직을 풀고 손목을 지탱하는 힘을 되살리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리하면 손목치료는 염증을 잡고, 조직을 되살리고, 움직임을 되돌리는 순서로 진행돼야 하며, 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어느 한 단계라도 건너뛰면 통증이 줄어든 것처럼 보여도 손목은 다시 같은 자극에 쉽게 반응해 재발로 이어지기 쉽다.
- 염증 조절 — 급성기에는 스테로이드 등으로 통증과 부기를 먼저 가라앉힌다
- 조직 회복 — 만성 단계에서는 포도당 주사로 가벼운 염증을 유도해 스스로 회복하도록 돕는다
- 재활 운동 — 굳은 조직을 풀고 손목을 지탱하는 근력을 되살려 재발을 막는다